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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땅 역사 공부/지켜야할 문화재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백과사전 [자산어보]

자산어보는 1814년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이 흑산도로 유배 가서 집필한 책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산은 흑산도를 뜻하는데, 흑산도 인근의 바다생물을 조사하고 채집한 기록이

바로 [자산어보]입니다.

자산어보에는 총 227종류의 바다생물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고기의 이름과 생김새는 물론이고 특징과 습성 그리고 쓰임새까지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는 것이

특징이죠.

이 자산어보는 이준익 감독님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다고 하네요.

오늘은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 백과사전으로 불리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관해 알아볼까 합니다.

 

이미지 출처:오마이뉴스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 어류 생태보고서

자산어보에는 총 227종류의 바다생물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림은 없지만, 물고기의 이름과 생김새는 물론이고 특징과 습성 그리고 쓰임새까지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실제 물고기들을 관찰하고 조사해서 썼다고 하는데, 특이하게도 자산어보에는 상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총 18종류로 상어를 나누고 그 생태까지 자세히 적어놓았다고 하는데요.

[200여 년 전 정약전이 이 마을에서 [자산어보]를 집필했던 때와 비슷한 시기의 책이 발견되었는데, 그 문서는 바로 상어 거래장부였습니다.

그 당시 흑산도에는 그만큼 상어가 많았고, 상어잡이가 흑산도 주민들의 생업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금도 흑산도 주민들은 상어잡이를 한다고 하네요.]

 

 

좀 더 자산어보에 대해 알아보면 놀아운점이 많습니다.

정약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어의 몸속 구조까지 세밀하게 묘사하였는데요.

그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암 상어의 몸 안에는 2개의 태보가 있고,

거기에서 알이 생기는데 부화된 알은 어미의 태보 안에서 새끼 상태로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문다고 한다."

-자산어보-

 

이 내용은 놀랍게도 지금 우리가 밝혀낸 상어의 생태와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자산어보 집필의 이유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쓰게 된 계기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흑산도 해중에는 어족이 극히 많으나 이름이 알려져 있는 것은 적어 마땅히 살펴야 할 바이다.

그리하여 나는 섬안에 장덕순이라는 사람을 맞아들여, 연구하고 서차를 강구하여 책을 완성하였다."

 

 

아무래도 흑산도에 바다생물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 이름을 알 수 있는 것이 아주 적어, 바다생물들의 이름을 붙여주고 크기, 형태, 외형적 특징, 생태, 맛, 어획시기와 방법, 용도, 문헌고증, 섬사람들의 경험 등을 체계적으로 서술하여, 객관적이면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백과사전을 만드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정약전이 유배생활한 흑산도 풍경/네이버 이미지 갤러리

 

 

자산어보에 들어간 생물들

총 3권으로 구성된 자산어보는 제1권 인류, 제2권 무 인류 및 개류, 제3권 잡류로 되어있습니다.

[어류는 무인류(비늘이 없는 어류), 인류(비늘이 있는 어류), 개류는 등껍질이 딱딱한 생물, 잡류는 해조류와 기타 생물입니다.]

인류 20 항목 72종 , 무인류 19 항목 43종 , 개류 12 항목 12종 , 잡류 4 항목 45종으로 꽤나 방대한 양의 생물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의 분류법은 오늘날 과학적 분류법으로 보았을 때는 부족한 점이 많을지 몰라도, 당시 다른 나라에서도 근대 과학적 동식물 분류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참 대단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양생물 및 바닷속의 사정을 세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이유

자산어보에는 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로 자세하게 해양생물의 생태에 대해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드려 보겠습니다.

 

 

"입술 끝에 있는 두 개의 낚싯대 모양은 등지느러미가 변형된 것으로,

그 끝에는 부드러운 막이 달려 있어, 미끼와 같은 역할을 한다.

가짜 미끼인 막을 이용해 접근하는 물고기를 순식간에 삼켜버리는 것이다."

-자산어보[아귀]-

 

 

"몸은 둥글고 길이는 짧다.

입은 작으나 이빨이 매우 단단하다.

놀라거나 화가 나면 배가 부풀어 오르고 이빨을 바득바득 가는 소리가 난다.

껍질은 단단하며 큰 것은 2~3자나 된다."

-자산어보[복어]-

 

 

이처럼 바다 깊은 곳에 사는 아귀나 복어의 상태를 알려면 잠수를 해서 직접 관찰하는 게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바닷속에 들어가서 관찰을 한 걸까요?

그 비밀은 바로 흑산도 주변에 사는 해남과 해녀에 있습니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남자들도 물속에 들어가서 전복이나 해삼, 성게들을 채취했다고 합니다.

정약전은 바닷속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해녀와 해남의 도움을 받아 바닷속 어려들의 생태를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손에 들어오기까지

자산어보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정약용에 의해서였다고 합니다.

정약용은 정약전의 묘지명에 형이 유배지에서 자산어보 2권을 썼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서유구의 [임원 경제 십육지]등에 자산어보의 내용이 인용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당대 학자들 사이에 자산어보가 활용된 것은 아닐지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자산어보가 후세에 알려지게 된 것은 수산학자 정문기에 의해서입니다.

수산, 어류학 분야에서 정문기가 이룩한 연구는 가희 독보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1977년 정약전의 <자선 어보>를 일반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한글 번역, 해설판을 출간한 것인데요.

이를 통해 자산어보는 근대 어류학의 시조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자산어보의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7권의 필사본만 전해진다고 하네요.

번역본의 내용도 조금씩 생략되거나 다른 게 있어서, 원본의 내용이 좀 더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을 거라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유배지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와 집필활동을 한 정약전의 공부에 대한 열정을 본받고 싶네요.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책 [역사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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