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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조선시대 일상수집/한국의 판타지 이야기

마블의 로키와 닮은꼴 [도사 전우치]

실존 인물이었던 전우치의 일생

 

최근 로키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방영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 출시가 안된 디즈니 플러스라 영화 소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로키의 드라마 요약본을 보고 있는데,

로키의 캐릭터성 덕분인지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블 캐릭터 중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분명 굉장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로키를 볼 때면 조선시대에 한 인물이 떠오릅니다.

장난스러운 표정 뒤에 숨겨진 진지함도 비슷하고, 가지고 있는 능력도 비슷한 듯합니다.

눈치 채신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저는 도사 전우치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전우치에 대해 공부를 해봤습니다.

 

 

 

 

 

영화 도사 전우치

 

[전우치가 실존 인물?]

전우치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한 가지 일화를 먼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전우치는 송도의 술사로 기억하지 못하는 책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자유롭게 세상을 돌아다니며, 둔갑술과 귀신이 되는 술법을 얻었게 되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는 저의 블로그 다른 글을 통해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조선시대 요괴 흰여우 이야기(feat.전우치)

여러분은 조선시대 혹은 우리나라의 요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어떤 게 있으신가요? 저는 구미호 혹은 도깨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이들은 대부분 드라마 혹은 영화의 단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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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박광우라는 사람이 재령 군수가 됩니다. 

그는 전우치가 여러 책에 박식한 것을 보고 감탄해, 그의 팬을 자처하며 다양한 교류를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박광우에게 편지와 공문이 전해집니다.

감사가 보낸 비밀편지였는데, 그 속에는 전우치의 요술을 무척 시기하여 전우치를 잡아

죽이려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에 박광우는 전우치에게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며 도망가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전우치는 웃으며 "내 알아서 마땅히 처리하겠소"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지는데,

그날 밤 목메어 자살한 전우치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박광우는 벗을 잃은 슬픔에, 눈물을 흘리며 전우치의 장례를 후하게 치러줍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2년 후 전우치가 찾아와 자신의 지팡이를 찾아갔다고 합니다.

 

전우치와 친분을 맺은 박광우라는 사람은 실존 인물로 중종 대인 1536년 재령 군수를 역임하였습니다.

따라서 전우치의 활동 시기를 짐작해볼 수 있죠.

전우치전은 이런 실존 인물 전우치의 행적을 소설화한 작품으로,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삽화 형식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전우치의 묘 가 실존하고 있다고 하는데 조금 놀랐습니다.)

 

 

 

 

 

 

실제 전해내려오는 책 전우치전

[전우치전의 탄생]

전우치전은 작자와 제작 연대를 알수 없는, 고전 소설로 조선 중종대에서 명종 연간에 활약했던

실존 인물 전우치의 행적을 소설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필사본(43장), 경판본 (17장, 22장), 활자본(31장)등 다양한 판본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그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어우야담]과 [지봉유설]과 같은 저서들에도 도술과 환술에 능한 전우치의 다양하고 신비로운

행적에 대해 기록되어 있습니다. 

 

전우치전은 아마도 실존 인물의 행적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다가 소설화된 작품이

아닐까 라는 추측을 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전우치전을 통해 전우치의 활약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도사 전우치

[도사 전우치의 활약상]

전우치가 활동할 당시 나라안에는 심한 기근이 들어, 수많은 백성들이 굶주려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정 대신들과 양반들은 백성들을 구제할 생각은 없었고, 자신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혈안이 되었었죠.

이에 분노한 전우치는 하늘을 대신해 조정 대신들을 응징하고 굶주린 백성들을 돕기 위한 고민을 합니다.

고민을 거듭하던 전우치는 무언가 결심한듯 궁궐로 들어갑니다.

둔갑술을 부려 신선처럼 변해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었는데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둔갑한 전우치를 쳐다보던 임금과 관리들에게, 그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하늘나라에서 온 신선이다.

하늘나라의 궁궐을 짓는데, 마침 황금으로 만든 대들보가 없어서 짓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너희가 가진 황금을 모두 털어서 오는 3월 보름날까지 바쳐야 한다."

 

 

이 말을 전하고 전우치는 구름을 타고 하늘로 사라집니다.

놀라운 장면을 자신들의 눈으로 목격한 왕과 대신들은 감히 의심할 생각은 하지 못했죠.

그래서 왕과 대신들은 자신들이 가진 황금을 모조리 털어 모으게 됩니다.

약속한 3월 보름이 오자 신선으로 둔갑한 전우치가 다시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나타납니다.

왕과 대신들은 엎드려 절을 하고 있고,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전우치는 황금을 모조리 가져가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늘을 따르는 자들은 모두 흥하고,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

이제 앞으로 너희는 하늘의 축복을 받아 무궁한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니라."

 

 

전우치는 이렇게 얻은 황금을 먼 서쪽으로 가져가 팔아, 쌀 10만 석을 산 다음,

그 쌀을 모조리 굶주린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게 됩니다.

전우치에게 은혜를 얻은 백성들은 그를 칭송하였고, 전우치는 이때 자신의 정체를 밝히게 됩니다.

전국에 "왕과 대신들이 백성을 돌보지 않으니, 내가 신선을 사칭하여 황금을 빼앗아 쌀로 바꿔 백성에게 나눠주겠다"

 

"나는 전우치다."

 

라고 적힌 내용의 방을 붙인 것입니다. 

 

 

 

 

 

 

 

영화 도사 전우치

전우치에게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 왕은 전우치를 잡아오라 명합니다.

순순히 잡혀 들어온 전우치에게 모진 고문을 가했으나, 인간을 초월한 경지에 오른 전우치에게 그런 고문이 통할 리가 없었죠.

오히려 전우치는 "내가 가난해서 추위에 떨고 살았는데, 이렇게 뜨거운 기름 가마에 넣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며, 그들을 기만하죠.

다양한 방법으로, 오히려 그들을 농락하던 전우치는 도술을 부려 사라져 버립니다.

남겨진 관리와 왕들은 참 허망했을것 같네요.

 

그 뒤로도 전우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타락한 양반과 관리들을 괴롭힙니다.

양반들의 잔치에 갔다가 그들이 자신을 우습게 여기자, 도술을 부려 양반들의 성기를 없애버렸는데

그들이 울며불며 잘못했다고 사정을 하자, 그제야 원래 상태로 돌려줬다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그 외에도 자신의 능력을 자유롭게 사용했던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전우치가 송기수라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그를 즐겁게 하려고 씹던 밥알을 뱉어

수많은 하얀 나비를 만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소설에서 그는 역적의 혐의를 받은 후에 도망쳐서 세상을 등지고 도술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살았는데,

인근에 사는 서경덕 형제와 도술을 겨루다가 굴복한 후, 함께 산중에 들어가 도를 닦으며 만년을 보냈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영화 도사 전우치

 

소설의 전반부가 뛰어난 도술을 발판으로 가난한 백성들을 구제해 주는 전우치의 활약상을 중심 줄거리로

삼고 있는 것과 달리, 후반부는 친한 벗을 위하여 절부(節婦)를 훼절시키려다가 강림 도령에게 제지를 당하고,

서경덕 형제와 도술 시합을 벌이다가 패하는 등 도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1536년 재령 군수 박광우와 전우치의 대화가 담긴 『어우야담』 등 여러 문헌의 기록들을 종합해 보면

전우치는 실제로 부패한 관리들을 상당히 괴롭힌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러한 사실이 이야기로 전해지면서 과장과 전설이

섞이게 되었고 결국에는 『전우치전』이라는 의적 소설, 사회 소설이 탄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하네요.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조금더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내용 소개했으면 하는 내용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이야기 주세요.

열심히 공부해서 가져오겠습니다. :)

 

 

 

 

 

도사 전우치가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버 달빛 뮤즈님이 소개한 영화 도사 전우치

요약본을 한번 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저도 최근에 다시 봤었는데, 나름 재미있게 잘 만들어진 영화인 것 같더라고요. ㅎ

 

영화 도사전우치 소개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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