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웹툰, 웹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열린생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증거라 생각합니다.
기존에도 만화나 웹툰으로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종종 나오곤 했었습니다.
역사극을 하면서 꼭 거쳐가야 하는것이 당시 상황과 의복에 대한 고증입니다.
저는 사실 너무 꽉만힌 생각으로 무조건 고증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작품과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따라,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면서 우리나라 역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반대로 자료를 조사하다보면 조금은 더 깔끔하게 이미지로 정리된 고증자료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은 있었습니다.
이런 정확하고 깔끔한 고증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 웹툰작가가 있어서 한번 소개해 볼까 합니다.
바로 네이버에서 '칼부림'이라는 작품을 연재하고 계신 작가 [고일권]님 입니다.
웹툰 작가 고일권
웹툰 작가 고일권 님은 군대 가기 전부터 학원일을 오래도록 했었다고 합니다.
군대 제대를 하고도, 만화가 하고 싶어서 계속하고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는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30대가 얼마 안 남게 되니, '아, 이건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길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여자 친구가 '한 번 올려봐라, 왜 안 올리냐?"라는 이야기를 했고, 그럼 한번 해볼까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새벽에 업로드를 했고, 기존에 보지 못했던 웹툰이다 보니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서 트위터에서 리트윗 되기도 하고 나름 유명 새를 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계속 작업을 하다 보니 네이버 베스트 도전에 올라가고 콘텐츠 진흥원에서 네이버랑 조인해서 작품을 뽑는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2013년 12월부터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도전만화 연재할 때는 학원 일을 하면서 진행을 했는데, 정식 연재가 결정되면서부터는 작업할 시간 확보를 위해 그만두게 되었다고 합니다.
(도전만화 연재 당시 잠을 거의 못 자고, 수업이 없는 시간 틈틈이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
역사 쪽에 관심을 갖기 전에는 고일권 작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듯 일본 스타일의 그림체를 그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사 쪽에 관심이 생기면서 점점 그림 스타일의 변화가 생겼고, 지금의 그림체로 완성되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는 사극인데 미려한 캐릭터들이 나오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사극이면 사극에 걸맞은 그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딱 거기에 맞는 그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건 아니지만,
하다 보니 조금 리얼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
고일권 작가의 그림을 보면, 굉장히 공을 많이 들여 그린 티가 많이 납니다.
사실 웹툰 초반에는 너무 힘들어서 배경 같은 것은 많이 날리고 인물 위주의 그림을 그렸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작가로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사람들이 제대로 보지 않더라도 선도 더 많이 쓰게 되었고, 구도 같은 것도 좀 더 다양하게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 결과 초반에는 한 장 그리는데 두 시간이 안 걸리던 것이, 최근에는 세 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합니다.
그는 이러한 고생스러움에도 "쟤는 그래도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합니다.
완벽한 고증을 위한 숨겨진 노력들
작가 고일권은 특히 군사문화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사실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는 군사문화에 대한 자료들의 정리가 나름 잘되어 있고, 자료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이런 자료들이 많이 부족합니다.
거기에 드라마나 영화에서 정말 너무나 말도 안 되는 고증들을 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다고 합니다.
"내가 진짜 이건 제대로 그려봐야겠다.
우리나라에 얼마나 훌륭한 것들이 많은데, 연적 같은 것만 해도 화려한 것들이 많고 예쁜 것도 많고,
기와집들도 한복도 참 다양한 게 많은데... "
라는 생각을 가지고, 고증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원형 그대로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만들고 보니 멋지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있는 그대로 하되, 그 전의 수준보다는 조금 더 높게 만들지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허리춤에 메는 게 활도 빨리 뽑고 화살도 빨리 뽑게 된다.
등에다가 놓고 하면 불편하고 뛰다 보면 빠지고 이런다. 사극 소품을 보면 겉모습만 그렇게 만든 것뿐이지
그 시대의 실상을 보지 않고 하는 게 참 아쉽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고일권 작가
고일권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사극 쪽의 웹툰을 제작하고 싶다고 합니다.
사극 기반의 SF도 진행해 보고 싶고, 군사 전쟁사와 같은 것을 총 집대성한 도감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습니다.
그가 만화를 그리면서 느꼈던 점은 우리나라에는 군사 문화적인 부분으로 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러한 '군사문화 도감'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저도 고일권 작가님 만큼은 아니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이런 다양한 시도를 하는 분들이 많아져서, 우리나라도 창작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다양하고 정확한 자료를 볼 수 있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며, 나중에는 꼭 군사문화 도감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드인 뉴스 인터뷰 참고)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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