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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땅 콘텐츠 리뷰/책

[역사책 리뷰]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작가 곽재식

[역사의 빈틈을 채우는  조선시대 괴물 이야기]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곽재식 지음

 

 

 

"조선의 괴물은 백성의 생활상과 사회상을 반영한다.

옛사람들은 자신의 세상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그 실마리를 사람 아닌 존재, 즉 괴물이 품고 있는 것이다."

-작가 곽재식-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괴물이나 신화에 관한 이야기들이 참 적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TV 프로그램에 나온 곽재식이라는 작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괴물 이야기에 관한 자료들을 꾸준히 모아 왔고, 그것으로 책을 내셨었다고 하셨는데,

"아!, 우리나라에 괴물이야기가 적은 게 아니라 사료를 모으고 콘텐츠화한 결과물들이 적은 거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유쾌하게 다양한 이야기를 하시던, 작가님의 매력 때문에, 책의 내용은 읽어보지도 않고 덜컥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역사관련 서적이나 신화 괴물 이야기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설명하여, 저 같은 역사 초보자가 읽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는데, 이 책도 내용이 어렵거나 잘 안읽히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읽다보니 그것은 섣부른 걱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만의 깊은 고찰과 고심이 느껴지기도 했고, 특히나 좋았던 건 작가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 이런 이야기 때문에 이 괴물이 탄생하고 전해 진건 아닐지, 그리고 이걸 어떤 식으로 콘텐츠화시키면 재미있을지를 서술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저승사자의 모습이, 비교적 최근 미디어 매체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머리를 한방 맞은듯한 충격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승사자는 생사 귀라 불렸는데, 몸이 검은색이고 뿔이 다섯 가지로 갈라져 돋아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염라대왕 같은 인물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바닷속에 살고 있는 검물 덕이라는 여성 신령이 모든 조선인의 운명을

기록한 책을 갖고 있는데, 이 책에 따라 생사를 집행하는 것이 바로 생사귀라고 합니다.

 

 

우리 역사에는 구미호보다 흰 여우의 이야기가 더 많이 기록되어 내려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너무 흥미로워 이건 꼭

나중에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조선시대 요괴 흰여우 이야기(feat.전우치)

여러분은 조선시대 혹은 우리나라의 요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어떤 게 있으신가요? 저는 구미호 혹은 도깨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이들은 대부분 드라마 혹은 영화의 단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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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판타지와 신화 괴물 이야기만 듣다가, 이런 조선시대의 색다른 괴물 신화 이야기를 듣게 되니, 읽는 내내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한두 번 읽을 책은 아니고, 옆에 두고 계속 생각날 때마다 궁금할 때마다, 읽어보고 싶은 그런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처럼 역사 혹은 신비로운 존재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곽재식 지음

가뭄과 홍수보다 혹독한 농부의 적 강철

강철에 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강철이 원래 두 종류라고, 즉 용과 비슷한 종류와 소나 말같이 다리가 긴 짐승과 비슷한 종류가
있다고 이야기를 꾸며 볼 만하다는 뜻이다.
이때 용같이 생긴 강철은 폭우로 농사를 망치고, 소나 말같이 생긴 강철은 가뭄으로 농사를 망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꾸며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p.60

 

 

 

조선시대 살았던 인어

어우야담에는 모습이 매우 다른 인어의 모습이 있다.
흡곡현의 관리가 된 김당령이 바닷가의 어느 어부 집에 묵었는데 누군가가 낚시하다가 인어 여섯 마리
를 잡으니 둘은 창에 찔려 죽고, 넷은 살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당령이 가서 보니 인어는 어린 새끼로 눈물을 비처럼 흘리고 있었다.
(강원도 고성에서도 인어 한 마리가 잡혔는데, 피부가 눈처럼 희고 여성처럼 생겼으며, 장난을 치니 깊은
정리라도 있는 듯 웃었다는 것이다.)
p.81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곽재식 지음

조선시대 도깨비 

도깨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기록은 많지 않다.
조선 후기 이익은 <성호사설>의 기선 항목에서 우리나라의 독각(도깨비)은 중국 고전에 나오는 '기선'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 진짜 정체는 오래된 빗자루나 절굿공이며, 모두 자기 성을 김 씨로 소개했다.
p.168

 

 

 

 

 

 

 

작가 곽재식

 

"한국인의 사상이나 전통이라는 것도, 그저 동물을 숭배했다거나,

반대로 미신을 싫어했다거나 하며 단순히 어느 한쪽에 머물지 않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 어떤 특정 정서만을 담은 것이 한국 전통의 이야기이고,

거기에서 벗어나면 중국 이야기, 일본 이야기

유럽 이야기라고 비판한다면, 그것은 답답한 태도일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선하거나 악하게, 집 안처럼 가까운 곳이거나 외국처럼 머나먼 곳에서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 괴물들은 어떤

한 가지 기준이나 편견을 따르지 않는다."

-작가 곽재식-

 

 

 

 

 

 

 제가 재미있게 봤던, 곽재식 작가님이 나온, TV 프로그램 영상을 끝으로 이번 시간을 마쳐볼까 합니다. 

 

곽재식 작가/유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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