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미있는 조선시대 다양한 직업 이야기
"조선사람들이 어떤 일을 해서 생계를 유지했으며,
그러한 직업이 등장하게 된 사회, 문화적 배경이 무엇인지를 종합적으로 살피고자 했다.
이로써 시장,뒷골목,술집 때로는 국경과 바닷속을 누비던 조선 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독자 스스로 그려 볼 수 있게 하자는 생각이었다.
일상을 책임진 나뭇꾼,똥장수,채소장수를 빼놓지 않고 살핀 까닭이다."
-책 조선잡사 중-
요즘 세상에는 참 다양한 직업이 존재합니다.
어릴 적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유튜버라는 직업과 BJ라는 직업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했으며, 반대로 이전에는 인기 있었던 직업 혹은 높은 연봉을 받던 직업이 사라지기도 했죠.
그렇다면 조선시대에는 어떤 직업들이 있었을까요?
사실 조선시대 하면 떠오르는 직업은 많지 않았습니다.
농경사회가 주였던 조선시대에 직업이 많지 않았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책 조선 잡사를 통해 그 선입견은 산산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의원, 기녀, 다모, 화원, 농부와 같은 직업군은 제외를 했음에도
엄청난 수의 직업이 나옵니다.
총 7부로 나뉘어 있는 이 책에는 68가지의 직업군이 나오는데요, 달리기로 공문을 전달한 보장사,
연회를 기획한 조방꾼, 이전 저의 블로그에서 소개하기도 했던 화장품 판매원 매분구를 비롯해 군대를
대신 가는 대립군까지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조선시대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또한 남성 중심 사회인 조선에서 여성이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채소전이라는 곳도 흥미를 끌었습니다.
조선시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와 생활상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 하나면 많은 부분을 해결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조선시대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해봅니다.
"이 책은 순서대로 읽어도 상관없고 손 가는 대로 펴 봐도 무방하다.
독자 나름대로 나누고 묶거나, 임의로 여러 직업을 뽑아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것도
재미있는 독법 이 될 것이다."
-책 조선잡사 중-
P.37 채소전
"왕십리의 백성은 항상 채소를 팔아서 생계를 꾸린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것을 도성 안으로 들여와 채소전에서 판매하거나 행상이 팔러 다녔다.
채소전은 한양 시전 가운데 여성이 운영권을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가게 중 하나이며
채소 행상도 대부분 여성이었다.
p.53 보장사
잘 달리는 노비는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조선 초기 문인 박소는 권신 김안로의 박해를 피해 경남 합천으로 내려왔다.
박소의 친구에게는 하루에 300리를 달릴 수 있는 노비가 있었다.
그 노비는 한양에서 합천까지 9일 거리를 사흘 만에 주파했다.
박소는 이 노비를 통해 조정의 동향을 신속히 전해 듣고 대응책을 모색했다.
p.60 착호갑사
조선 조정은 호환을 막기 위해 일찍부터 많은 정책을 시행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착호갑사와 착호인 이었다.
착호갑사는 서울, 착호인은 지방에서 호환을 방비했다. 군인이 활과 창을 들고
외적과 싸웠다면 착호갑사는 호랑이와 싸웠다. 착호갑사는 말 그대로 호랑이 잡는
특수 부대였다.
p.174 각수
민간이나 사찰에서는 여전히 목판에 글자를 새겨 찍어내는 전통 방식으로 책을 만들었다.
이때 목판에 글씨를 쓰는 사람을 각수라고 한다.
간소 일기에 따르면 간행에 필요한 비용이 1만 냥이라고 했다.
그중에서 목판 비, 편집비, 글씨 쓰는 비용 등이 40퍼센트, 각수의 판각 비는 30퍼센트 정도였다.
1만 냥은 현재 가치로 40억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각수의 인건비가 10억 원가량을
차지했던 것이다.
작업하는 동안 명절이나 경조사가 있으면 부조를 해주었고, 검수 과정에서 잘못이 발견되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았다.
p.262 외지부
외지부는 글과 법을 모르는 백성에게 큰 힘이 되었다.
명종 때 역참 소속 노비 언동은 양반의 부당한 추노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다.
선조 때 다물사리는 자신과 자식까지 사유 재산으로 만들려던 양반 이지도에
맞섰다.
다물사리는 자기가 나라에 속한 성균관 공노비이므로 개인 소유가 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 외지부는 법을 몰라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보호했다.
p.293 세마꾼
세마를 내면 견마잡이 라는 말몰이꾼이 따라붙었다.
견마는 원칙적으로 문무관에게만 허용되었지만, 민간에서도 유행하여 견마잡이가
없으면 체면치레를 할 수 없다고 여겼다.
견마잡이는 손님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고 말을 세마꾼에게 돌려주는 일을 했다.
차를 빌리면 내비게이션과 기사가 딸려오는 격이다.
조선잡사의 저자중 한분이신 강문종 교수님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이번시간을
마쳐보겠습니다. 굉장히 설명도 잘하시고 유머러스 하셔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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