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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조선시대 일상수집/조선시대 일상

우리나라 최초의 안경과 그것을 사용한 사람은 누구일까?

혹시 여러분들은 안경을 쓰고 계신가요?

저는 어릴 적에는 안경을 쓰고 다녔지만, 성인이 된 후 너무 불편해서

라식을 해서, 지금은 안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안경은 눈이 안좋은 사람들에게 참 좋은 발명품인데요. 

우리나라에는 안경이 언제부터 사용되었을지, 궁금해져서 공부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조선시대 안경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안경의 역사 

최초의 안경은 13세기 말 이탈리아 베니스 유리공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전에도 눈 보호를 목적으로 제작된 안경들이 있었으나, 시력을 교정하기 위해 사용된 안경은

13세기부터 사용되었던거죠.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안경을 사용하기 시작했을까요?

사실 정확한 연도가 나와있지 않지만, 안경이 전래된 것은 임진왜란 전후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최근 밝혀진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안경은 조선시대 부사 김성일이 지니고 있던

안경입니다.

 

1984년 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그의 14대 손이 지금까지 소장하고 있다가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김성일이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안경 

최초의 안경은 거북이 등껍질로 만들어졌다.

김성일은 선조 23년(1590년) 통신사로 일본에 갔다가 다음 해에 돌아온 인물입니다.

김성일의 안경은 끈으로 꿰어 귀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거북이 등껍질로 만들어졌으며 정교한

경첩이 달려있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제작되어 있습니다.

또한 나무를 파서 만든 안경집도 함께 제작되어 가지고 다녔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보면, 안경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대략 1580년경을 전후해서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안경을 처음 전한 네덜란드 사람의 이름을 따서 [애체]라고 표기하기도 했으며, 우리나라

역시 이 표기 그대로 가져와 처음에는 안경을 애체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조선시대 안경예절과 발전과정

조선시대에도 도입 초기에는 안경이 크게 환영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임금으로서 처음으로 정조가 안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보급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정조 23년의 기록을 보면

 

"나의 시력이 이전보다 점점 못해져서 경전의 문자는 안경이 아니면 알아보기가 어렵다.

그러나 안경은 2백 년 전 이후 처음 사용되는 것이라 이것을 쓰고 조정에서 국사를 처결한다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것이다."

 

이 기록을 보면 정조도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이 안경을 사용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주변의 눈치를

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안경의 발전과는 반대로 까다로운 예법 때문에 안경이 민간에 퍼진 것은 한참 후에나 있는 일이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안경을 쓰는 것에도 까다로운 예법이 적용되었는데, 그 매뉴얼을 보자면 이렇습니다.

 

1.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안경을 착용하지 못한다.

2. 자신보다 지위가 높거나 연장자 앞일 경우에도 착용하지 못한다.

 

심지어 왕도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안경을 벗어야 했다고 하니, 그 예절이 얼마나 까다롭게 

지켜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한 순조 때에는 안경을 쓴 조문객이 오면 일부러 등을 보인 채 외면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김득신 밀희투전

조선시대 안경 제작법

왕족이 사용하는 안경은 제료부터 달랐습니다.

정조가 착용한 안경테의 경우 옥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는 왕족만이 사용할 수 있었죠.

 

왕족 이외의 사람들은 김성일이 썼던 안경처럼 거북이 등 껍데기를 비롯해 주로 소뿔과 나무 등으로

만든 안경을 착용하였습니다.

렌즈는 경주와 언양 지방에서 나는 수정을 연마해서 썼다고 하고, 색이 들어간 렌즈가 필요할 때는

자수정을 사용하였는데, 이렇게 되다 보니 안경은 당연히 고가가 될 수밖에 없었죠.

안경 하나를 사려면 웬만한 집 한 채 값이 들기도 했다고 하니, 그 가격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외국에서 수입해오기도 했다고 하는데, 주로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해 왔던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수입되는 물량도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안경의 가격은 낮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안경은 이렇다 보니 권위의 상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덕분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1876년 조선에서 일본에 파견할 수신사를 김기수로 정하게 됩니다.

김기수는 함께 가는 수신사 일행들에게 모두 안경을 쓰고 갈 것을 권하였는데요.

그 결과 조선 수신사 일행은 모두 안경을 쓰고 갔고, 조선의 우월함과 권력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일본인들의 눈에는 수신사 일행들이 모두 눈이 안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 아닌 사실만 심어주고 온 듯

합니다.

 

 

 

그 후의 이야기 

우리나라에 한국 사람이 경영하는 최초의 안경점이 생긴 것은 1920년대의 일입니다.

종로에 있던 시계포를 겸한 동양당과 명안당으로 안경 전문점이라는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안경은 잡화로 취급되어 시계와 함께 진열해 놓았지만, 지금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죠.

 

 

 

 

오늘은 조선시대 최초의 안경과 그 안경을 사용한 사람 발전 과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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